문화의 질주 - 축구를 넘어서


KBS 다큐멘터리 문화의 질주 8번째 이야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전세계적으로 축구팬들로부터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무려 195개 국가에서 매주 1억명의 인구가 시청한다고 하니 그 영향력과 잠재력은 실제로 놀라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자본가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다큐멘터리 속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오고갔지만 여기서 한가지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다큐멘터리 중후반에 가서 다뤘던 이야기다. 즉,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팀이 미국인 스포츠 재벌에게 팔려가 상업화되면서 맨체스터시의 시민 4천여명이 자체적으로 FCMU라는 팀을 만들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야기였다.

그들이 세계 제일이라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버리고 10부리그에서 다시 출발하는 팀을 만들은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축구는 그들의 삶의 일부라는 의식이다. 사실 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팀도 최초 맨체스터 시에서 일하던 노동자들로 구성된 팀이었다. 그리고 그들을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후원하기 위해 맨체스터시에서 서포터스들이 형성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서포터스들은 서로간에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른다고 할지라도 한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이요 한 공동체라는 의식이 팽배하다. 바로 이러한 정신은 맨체스터 시 뿐만 아니라 영국 내의 수많은 도시와 마을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될 수 있다. 자신의 팀이 비록 하위 리그에서 뛰는 팀이라고 할지라도 그 팀을 후원하고 응원하는 마음은 세계 제일의 팀의 서포터스 못지 않음을 보게 된다. 그 이유는 결국 그것이 그들의 삶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이 비록 세계 제일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래도 그들에게는 매우 소중하며 가치있는 삶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이 상업화되어 버리자 그  팀을 과감히 버리고 이름도 없는 전혀 새로운 팀의 서포터스로 전향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십시일반 돈을 내어서 선수와 감독 그밖에 필요한 모든 물품들을 구입했다. 그리고 그들은 한 마음 한 가족이 되어서 새로운 팀을 열심히 응원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바로 이러한 정신이 지금의 영국 축구를 있게 만든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주체성과 자발성은 조직 전체를 생명력 있게 만든다. 조직이 몇 사람의 리더십으로 운영되고 조직원들은 그저 따라만 다니는 수동적인 객체로 전락해버리는 순간 그 조직은 생명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저 공장이 되어 버릴 뿐이다. 그 속에 어떠한 창조력이나 열정이 살아 숨쉬기 힘들다. 그리고 그러한 창조력과 열정이 없는 조직엔 누구도 들어가고 싶지 않다. 오늘 날 영국 축구가 이렇게 살아 숨쉬는 원동력은 바로 조직원들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이고 역동하는 주체들이었기에 가능했다.


나는 교회도 바로 이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란 바로 예수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그분을 따르겠다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주체적으로 모인 공동체여야 한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개개인들의 열정이 살아 숨 쉴때 바로 그 교회가 생명력 있는 교회가 된다. 만약, 교회가 상업화 되어서 무조건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큰 건물에, 잘 갖춰진 조직과, 잘 짜여진 프로그램으로 개개인들의 주체성과 자발성을 앗아가 버린다면 그 교회는 결코 살아있는 교회가 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교회는 반짝 사람들을 끌어 모을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에 가서는 아무도 그런 조직에 몸담고 있고 싶지 않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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