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남 감독
손병호, 임원희, 이아이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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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라고 해서 주저없이 이 영화를 선택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하더라도 '군대'라는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떨던 내가, 이제는 군대를 그리워하고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미소짓는 내 모습을 보면서 놀라울 따름이다. 지금의 나의 확신이 시간이 흐른 뒤에는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주목해본다.
영화, 대한민국 1%는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별볼일 없다' 는게 개인적인 소견이다. 전체적인 구성이나 영상, 그리고 스토리 모두 별로다. 따라서 누군가가 작품성 있는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한다면 강력비추한다. 그러나 나의 경우처럼 단지 군대이야기를 그리워하고, 군대에서 볼 수 있는 생활상을 보면서 옛 추억을 그려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는 것이 크게 후회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영화 내용을 가지고 왈가왈부 하지는 않겠다. 딱히 말할게 없다는게 그 이유다. 대신에 '군대'라는 곳에서 배웠던 많은 교훈들 가운데서 특히 기억에 남는 교훈을 되새겨보고 싶다. 그 교훈은 바로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일을 백번 회상한다 한들, 혹은 후회한들, 혹은 찬란했던 시간을 곱씹는다 한들, 지금 현재 내 모습과 상황에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물론, 때로는 긍정적으로 때로는 부정적으로 심리에 영향을 주기는 하겠지만, 그리고 그것이 내 행동과 내 현재 상황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적어도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은 자명하다. 톨스토이가 했던 말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이고,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일이다."
군대에서도 현재 내 상황을 감사하며 맡겨진 일에 충실히 임하고, 나와 한솥밥 먹는 군인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그들에게 최선을 다할 때, (사랑과 선을 행하는 일은 솔직하게 말해서 하지 못했다.) 그 속에 감사와 기쁨이 넘쳐났고, 그것은 일에도 직결되어서 많은 성과를 남기게 되었고, 이를 통해 부대사람들과 외부 사람들로부터도 인정받게 되어, 감사와 기쁨이 더 충만한 가운데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더욱 더 열정적으로 할 수 있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말처럼 '물입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현재에 몰입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그리고 축복의 파급효과가 얼마나 큰지 군대에서 몸소 경험해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군대에 몸담고 있지 않다. 따라서 지금 내게 있어 군대에서 내가 얼마만큼의 좋은 시간들을 보냈는지는 이제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마치 군대에서도 내가 사회에서 얼마나 좋은 환경과 시간 속에서 보냈는지 중요하지 않았듯 말이다. 오히려 지금 내가 있는 이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내가 지금 만나는 사람들을 진심과 성심으로 대하는가,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과 선을 실천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이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즉, 이곳에서도 내가 지금 현실에 몰입하고 있는가 이것이 관건이라고 본다.
하지만 내 자신을 돌이켜보건대, 완전히 몰입하지 못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지금 내 앞에 있지도 않는 일가지고 고민하고 불안해하고 있으며, 내가 만나지도 않은 사람들 혹은 나를 모르는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시간, 다시 결단한다. 현재에 충실하리라고.
"세상을 바꾸고 싶은가? 내 자신을 먼저 변화시켜라! 나를 바꾸고 싶은가? 지금 변화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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