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와 돈 이야기, 박평일



한국 언론들의 보도처럼 G20 정상회담은 단군이래 한반도에서 치뤄진 가장 큰 국제회의였다. 몇 십 년 전만 해도 한국이 G20 정상회담 의장국으로 회담을 한반도에서 개최할 수 있으리라고 감히 누가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또 한 차례 세계를 놀라게 한 "한강변의 기적"임에 분명하다. 그렇다고 세계언론들이 모두 한국처럼 요란했던 것은 아니다. 미국인들에게 G20 정상회담은 매년 치루는 하나의 국제적 연례행사로 특별한 관심도 없었고, 솔직히 알고 있는 사람들도 별로 없어 보였다.

세계 G20 정상회담의 주제가 무엇인가? 한 마디로 돈의 이야기다. 돈이란 인간들의 창조물 중에 가장 위대하고 편리한 물건이요, 또 인간들이 가장 간절히 갈구하는 도깨비 보물 방망이가 "돈"이다. 돈이 생긴 이래 지난 인류역사를 한 마디로 "돈의 역사"라고 해도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지구상에 태어났던 인간은, 그 누구도 "돈"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며 구세주라는 예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예수는 "인간은 빵으로만 살 수 없다"는 깨달음으로 시작해서 "부자들이 천국에 들어 갈 수 있는 확률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돈의 속성을 비판했었고, 결국에는 그도 은전 삼십 량에 애제자 가롯 유다의 배반으로 로마 병정들에게 팔려가서 죽음을 당했다. 신약성경에는 예수가 분노했던 모습이 딱 한번 나오는데 그것도 예루살렘 성전에서 상인들과 "돈"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그것이 바로 인간 삶에의 돈의 비중이요 무게이다. 17세기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이렇게 말했다. "부를 경멸하는 듯이 행동하는 사람은 너무 믿어서는 안된다. 스스로 부에 도달할 자신이 없는 사람들 만이 부를 경멸하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그런 사람들이 부를 취하게 되면 가장 꼴 보기 싫은 부자가 되기 십상이다." 인간들의 돈에 대한 집착을 예리하게 파헤친 명언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말했던 "보이지 않는 손"이 돈이다. 돈은 색깔도 모양도 없이 인종, 국경, 철학, 윤리, 종교를 초월해서 고삐가 풀린 망아지처럼 이윤을 찾아서 자유자제로 이동한다.

1930년대 세계경제공황 이후 인류는 지금 가장 혹독한 경제불황의 늪에서 몇 년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도 경제 불황의 주범은 이전 공황처럼 세계금융자본 심장인 미국 월스트리트의 돈에 대한 탐욕이었다. 돈이 인간들을 황금의 노예로 전락시켜 군림하고 있는 곳이 현대판 소돔과 고모라 성인 미국의 월스트리트이다.

1930년대 세계경제공황도 이번 불황과 한 가지 달라진 풍경이 있다. 그 당시에는 수많은 기업인들과 CEO들이 책임감과 죄의식으로 창문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들은 오히려 사업실패를 빌미로 수백, 수천만불의 급여와 보너스를 챙겨가고 있다. 돈의 속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이 여전하나, 그것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철학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그래서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의 경제학자 Paul Krugman은 "지난 30년간 거시경제학은 기껏해야 무의미한 학문에 불과했고useless at best, 오히려 인류에게 유해harmfl at worst한 존재였다."라고 주장을 했다. "오늘날 세계경제 문제를 더이상 경제학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한 석학의 솔직한 고백이며, 일찌기 "철학이 없는 경제학은 죄악에 불과하다"고 말했던 인도 간디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생각이다.

인간들이 아무리 배가 고파도 돈을 먹고 살 수는 없다. 이는 인류의 경제문제를 돈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돈은 인간들의 수고로움과 편리함을 싣고가는 마차를 끌고가는 한 마리 말에 불과하다. 그 말이 마차의 갈 길을 인도하는 주인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일찌기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를 상실한 자본주의는 사탄으로 변해버린다고 경고했었다. 그런 면에서 오늘 날 자본주의의 위기는 돈이나 경제학의 위기가 아니라, 인간성의 위기이요, 인간 철학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예수는 2천년전에 인간은 떡으로만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 말씀으로 사는 존재라고 가르쳤다. 오늘 날 세계경제 문제, 돈의 문제, 떡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바로 그 "하나님의 말씀," 즉 "하나님의 마음"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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