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장동건(강 상병), 김정학, 박지아, 유해진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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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나서 기분좋은 영화는 영 아니다. 주인공들이 미쳐가고, 결국 죽어버리기 때문에 시나리오만 봐도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영화일 것이다. 다만, 소재가 군대이고, 또한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간첩 잡는다고 매복을 들어가봤던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공감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흥미는 있을 수 있지만 너무 극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적어도 내가 겪어던 군대에서는 영화 속 강상병처럼 군대에 적극적으로 올인하는 병사를 본 적도 없거니와 작전 지역에 실제로 민간인들(대부분 낚시꾼) 출입이 빈번했던 터라 - 내쫓는다고 여러번 고생했다, 해경에서는 어찌나 그렇게 협조를 안 해주는지 - 오히려 몸싸움을 하면 했지 총을 쏜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물론, 내가 복무할 당시의 군대의 입지는 완전 밑바닥이었고, 그도 그럴 것이 지난 김대중, 노무현 두 정권 동안 햇볕정책이니 대북사업이니 외치는 바람에 시민들 입장에서도 더이상 북한을 위협요소로 보지 않았고, 더욱이 남북 해운 합의서에 따라 07년도부터(?) 한 달에 서너척씩 북한 상선까지 남한 항구에 들락날락 할 정도였으니 시민들이 그런 인식을 가지는 것도 충분히 이해는 된다. 아무튼, 그런 군생활을 했던 나로서는 감독이 그려냈던 민간인 사살이라는 코드가 충분히 와닿지 않았다. 그러나 오인사격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는 이따금씩 있어왔고, 만약 오인사격을 한 병사의 입장이라면 죄의식으로 인해 무척이나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상상은 된다. 다만, 영화 속 강상병 처럼 그렇게까지 미쳐버릴 것인가 하는 문제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또한 있을 것이다. 아무튼, 그다지 추천할만한 영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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