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처럼 나비처럼, 2009

김용균 감독

조승우(무명), 수애(명성황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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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에는 어찌 들어오셨습니까?"

"저의 칼이 어찌 살지를 정했기 때문입니다 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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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 말 외국 문물이 들어올 당시 시대적 상황을 극화시킨 내용. 흥선대원군의 척화사상, 민비시해사건까지 역사적 사실을 영화 속에 녹여내고 있어 사실감을 더해준다.

한 가지 생각할 거리는,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에 대해 오늘 날 우리는 진작에 우리나라가 외국 문물을 받아들였으면 일제 침략도 받지 않고, 더 빨리 나라가 발전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하지만, 당시 상황을 감안해보면, 일찍이 청나라가 서양(특히 영국)의 압박에 개화시켰으나 오히려 아편과 강제침탈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던 사실을 봤기 때문에, 쇄국정책을 하는 것이 맞다고 확신있게 고집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이해를 해본다.

더 나아가, 흥선대원군이라는 당대 최고의 권력가가 확신하는 정책에 대해 소신있게 반대의견을 주장하기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 오늘 날 역사를 바라볼 때 - 여전히 그 당시에 중국이 아닌 일본처럼 개화 시켰으면 좀 더 빨리 나라가 발전했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반쇄국정책에 대해 더욱 더 강력하게 주장하는 세력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과거를 토대로 현재를 알고, 미래를 예단해 볼 수 있다고, 오늘 날에도 역시나 당연히 맞다고 고집하는 사실들이 - 더욱이 당대 최고의 권력가, 지식인들이 옹호하는 - 먼 훗날에는 그것이 오히려 안타깝고 아쉬운 역사로 남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똑같은 상황에 대해서 다시 한 번더 생각해 보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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