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신 선생, <조선에 필요한 기독교 중>


“조선에는 부도 필요하다. 힘도 필요하다. 학문도 필요하다. 위대한 작품도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필요한 것은 기독교다. 그러나 그것은 불행히 기독교 청년회의 기독교가 아니다. 교회의 기독교가 아니다. 제도의 기독교가 아니다. 의식의 기독교가 아니다.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이 체험한 기독교다. 바울의 기독교요 요한의 기독교다. 성서의 기독교다. 영적 기독교다. 산 기독교다. 즉 그리스도다. 그렇다. 현재의 조선에 절실한 것은 기독교요. 그 기독교는 살아계셔 역사하시는 그리스도 자신이다. 우리는 교회를 필요로 하지 않고 그리스도를 필요로 하며, 청년회를 필요로 하지 않고 그리스도를 필요로 하며, 제도와 의식을 필요로 하지 않으나 그리스도를 필요로 한다. 그를 얻으면 우리는 전부를 얻은바 되며, 그를 잃으면 우리는 전부를 잃게 된다.” - 김교신 선생, <조선에 필요한 기독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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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소이 (大同小異) 라는 사자성어가 내 뇌리를 스친다. 대동소이. 크게는 달라보이지 않지만 어딘가 다른 구석이 있다는 말이다. 좀 더 풀어보자면 세상 속에서 살지만 구별되어 살라는 말일테다.
위의 글을 읽고났는데 왜 이 사자성어가 내 머릿속에 들어오는지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 무언가 나 자신의 삶 속에서 구별시켜야 할 것이 있어서 그런 생각이 스쳤을 것이란 추측을 해본다.
마치 오리가 수면 위에서 잠잠히 떠 있는 것 같지만 실상 수면 아래서는 두 발을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나 역시도 늘 의식의 수면 위로 잠잠히 떠 있기 위해서는 힘들지만 두뇌를 열심히 가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느 순간엔가 의식의 저편으로 건너가 살아도 죽은 삶을 살기 마련이니까.

교회...에도 역시 대동소이의 자세가 필요하다. 교회도 두 발을 열심히 동동 구르지 않으면 금세 교회의 맛과 색깔을 잃어버리기 마련이다.

내가 다니는 교회가 구별되기 위해서는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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